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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년들의 여성 혐오...... 소년들은 왜 "페미니즘이 싫다"고 할까?
작성일 2015년 4월 15일 11시 36분 조회수 612
소년들의 여성혐오소년들은 왜 페미니즘이 싫다고 할까?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게임과 야동에 몰두하는 시기그걸 막는 여성가족부에 불만
사회운동과는 전혀 관련 없는 잘못된 여성혐오가 부른 오해
약자가 다른 약자 공격하는 셈올바른 해소 통로 만들어 줘야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군(18)은 떠나기 전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다는 말을 트위터에 남겼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는 이를 두고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하다는 취지의 글을 써 논란을 불렀다. 교육현장에선 남자 청소년들의 여성 혐오가 심각하다. 중학교 교사 김모씨(35)남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 분야가 게임과 야동인데, 이들은 여성가족부가 게임셧다운제, 야동 규제 등으로 이를 막는다고 인식한다고 전했다.
일베게시판에서도 여성 혐오는 지역 차별과 함께 주된 정서다. ‘김치녀등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어휘도 이들 사이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19세기 말 여성 참정권 운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페미니즘은 20세기 중반을 거치며 양성의 법적 평등을 넘어 사회의 문화적·정치적 불평등을 지적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유교적 가부장제가 강한 한국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있어왔고, 2001년 여성가족부가 출범하면서 국가 차원의 여성정책을 관할하기 시작했다.
소년들은 왜 페미니즘을 싫어할까. 우선 이들이 말하는 페미니즘이 실제 사회운동으로써의 페미니즘과는 관련이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손희정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위원은 일베가 민주화를 자기들만의 언어로 사용하고 있듯, 페미니즘도 그 자체로 오해받고 오독돼 완전히 다른 의미로 구성된 것 같다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은 혐오의 대상으로서의 텅빈 기표이며, 불만스러운 것은 뭐든 페미니즘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칼럼니스트 한윤형씨는 여성 일반에 대한 피해의식이 페미니즘이라는 말까지 옮겨간 것이라며 그들이 상상하는 페미니스트는 아마 전여옥 전 의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군이 페미니스트에 관해 쓴 트위터.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다” “지금은 남성이 차별받는 시대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법적·제도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여성의 삶은 그렇지 않다. 스위스의 민간 싱크탱크인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별 남녀 성평등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42개국 중 117위를 기록했다. 2010104위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결국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들이 또 다른 약자인 여성을 공격하는 셈이다.
영화 연구자 황미요조씨는 한국 사회엔 청소년을 떠받들면서 학대하는 문화가 있다학업 스트레스 속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면서도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자의 약자에 대한 혐오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남들과 공감하지 마라’ ‘친구는 경쟁상대다라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명령이라며 법적·제도적으로 남녀 평등이 성취된 것처럼 보이지만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젠더 무의식은 극심한 경제적 불안, 사회적 우울 속에 언제든지 기회만 있으면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소년들은 여전히 남자로서의 권위를 강조하는 가부장적인 사회, 지적·육체적으로 여학생들이 성숙한 학교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처럼 옛것은 죽었으나 새것은 태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청소년교육 활동가 김은산씨는 남자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건강한 공격성을 해소할 기회가 없다보니 무기력해지거나 게임·야동·여성에 대한 공격으로 이를 발산하고 있다공격성을 풀어낼 장소, 기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리 포터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엠마 왓슨은 지난해 유엔본부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캠페인 히 포 쉬(He for She)’의 시작을 알리는 연설을 했다. 왓슨은 여성의 권리 확보를 위한 싸움이 남성을 증오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페미니즘의 정의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엠마 왓슨은 유엔 연설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발언하면 할수록 여성의 권리 확보를 위해 싸울수록, 남성 혐오와 같은 의미로 오해받곤 한다고 말했다.
출처 plannedparenthoodaction.org&gt
그러나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은 과거에 비해 동력이 약해졌다. 1990년대만 해도 각 대학에 여성학 과정, 강의가 속속 생겼고, ·박사 과정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수강생이 줄어들면서 여성학의 영역도 축소되고 있다.
손희정 편집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부상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페미니즘의 흐름은 ··보 패러다임’”이라고 소개했다. 노동(), 생태(), 여성(보라)의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이 흐름은 인간은 물론 다양한 생명의 연대를 추구한다. 지역지구행동네트워크(NGA),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땡땡책협동조합 등이 적··보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단체다. 손 위원은 기존의 페미니즘은 부조리하게 짜여진 공적 영역이라는 판 자체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 판에 안착하려 했기 때문에 비판받은 측면이 있다··보 패러다임은 그런 공적 영역 자체를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임옥희 교수는 양성보다는 혼성(다수의 성)이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젠더의 문제를 넘어 계급, 자본, 종교 등이 글로컬(글로벌+로컬)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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